영화를 본 지 한참 지난 다음에야 감상기(?)를 쓰게 됐다.

최근 여유가 좀 생기긴 했는데, 그 여유 시간을 상당부분 아이들과 보낸 덕분인 것 같다.


각설하고...

난 클래식 수퍼맨 3부작([수퍼맨: 더 무비], [수퍼맨2 도너컷], [수퍼맨 리턴즈])[각주:1]을 굉장히 좋아한다.

그런 면에서 [맨 오브 스틸]에서도 따뜻한 이미지의 수퍼맨을 다소 기대했었다.



하지만, [맨 오브 스틸]은 전작들의 분위기를 완전히 뒤엎는다.

그는 아직 (신과 같은) 자애로움이나 따뜻함, 정의로움 등은 갖추지 않았다.

사람들이 죽는 것을 그냥 두고보는 사람은 아니지만, 그 과정에서 옷이 불타자 슬쩍 한 벌 훔쳐간다.


옷이 어디 있냐… 어짜피 보는 사람은 없고…


술집에서 시비가 붙자 상대를 때리지는 않지만, 트럭에게 보복하기도 한다.

도시의 파괴를 최소화하는 싸움을 하지 못하고, 오히려 극대화(?)시키는 싸움을 하기도 한다.

심지어는 그 분을 목을 부러뜨려 죽이기까지 한다.


[배트맨 비긴즈]에서 마지막까지 배트맨이 미완이었듯이, [맨 오브 스틸]도 미완의 수퍼맨으로 영화를 정리한다.

수퍼맨의 전형적인 이미지를 차기작에 완성하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


기타 단상들...


1. 오프닝의 워너 - 레전더리 픽쳐스 - DC 코믹스 - SYNCOPY 로고 씬은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뭔가 초반부터 외계로 간 것 같은 느낌이 좋았다.


2. 초반 크립톤에서 조르-엘의 격투 장면은 상당히 생뚱맞다.

유전적으로 학자로 태어난 사람의 격투 실력이 그 정도라니…

그런데, 막시무스라서 은근 자연스럽다는 게 함정.


3. 조나단 켄트의 죽음 장면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물론, 생뚱맞은 면이 있긴 하지만, 큰 흐름에 있어서는 필요한 장면이고 많은 의미를 함축하는 느낌이었다.


4. 수퍼맨의 미완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내용이 몇 있는데, 가장 대표적인 건 조드와의 첫 대결.

그 때 수퍼맨의 대사는 무려 "You have frighten my mother!"인데다 스스로 도시를 파괴한다.


You have frighten my mother!


그렇다! 조드가 먼저 부순 게 아니다!

조드가 마사 켄트의 집을 부수자 열받은 수퍼맨이 스몰빌을 작살내버린 것이다. ㅋㅋㅋㅋ


5. 월드 엔진 개념의 의문점들...


- 테라포밍 기계(월드 엔진)가 있는데, 굳이 행성을 "선택"해야 되는 건가?

- 혹시 특정 조건의 행성에서만 테라포밍이 동작하는 걸까?

- 행성의 조건을 크립톤과 똑같이 만든다면, 다른 생명체가 전혀 없는데, 생태계가 없어도 되나?

- 특히, 지구는 그들을 초인으로 만들어주는데 굳이 테라포밍할 필요가 있을까?


테라포밍의 목적은 마치 이런 느낌…


6. 월드 엔진 밑에서 뛰어오르는 수퍼맨의 얼굴은 크리스토퍼 리브와 합성한 것

월드 엔진 밑에서 뛰어오르는 장면에서 리브의 얼굴을 느꼈다면 CG 팀이 제대로 한 것이다.

영원한 수퍼맨 크리스토퍼 리브의 얼굴을 헨리 카빌과 합성한 장면이다.

두번째 감상 때 이 내용을 알고 보니 뭐라 말할 수 없는 느낌이 밀려들었다…


이거 말고… 이거 다음 장면인데, 예고편엔 이것밖에 안 나와서… ㅠㅠ


7. 2012-2013년 동안 뉴욕은 무려 세 번이나 털렸다.


- 2012년 5월엔 외계인 무리들이 뉴욕을 털어 어벤저스가 진압했고,

- 2012년 7월엔 고담이란 이름의 뉴욕이 베인 일당에 의해 탈탈 털렸으며,

- 2013년 6월엔 메트로폴리스란 이름의 뉴욕이 수퍼맨조드 일당에게 털렸다.


8. 액션의 강도는 상당하다.

마치 "[어벤저스]? 너희가 파괴를 알아?" 하는 느낌이랄까…

거기다 액션 하나하나에 의미가 담긴 느낌이라서 액션이 참으로 마음에 들었다.


- 수퍼맨은 일찌기 능력을 연마해서 무공술을 자유자재로 쓰지만 전투 기술 연마는 늦음

- 조드/파오라 등은 무공술은 못 쓰지만 전투 기술이 훨씬 좋음

- 조드가 각성해서 무공술을 쓴 뒤는 그 전과는 액션 스타일이 전혀 다름 등등


따뜻하기 짝이 없는 수퍼맨의 액션… ㄷㄷㄷ


9. 겁나 생뚱맞은 키스씬

조드 일당의 지구 파괴를 막기 위해 뉴욕을메트로폴리스를 거덜낸 수퍼맨은 로이스 레인과 키스한다.

이건 좀 아니지 않나?

외계인 드립을 치는데, 로이스는 외계인이 아니잖아…


네가 정녕 지구에서 33년을 살아온 멘탈인 게냐… ㄷㄷㄷ


10. 깨알같은 웨인 엔터프라이즈와 렉스코프 로고들…

하늘에 떠있는 인공위성엔 웨인 엔터프라이즈 로고가, 건물 간판 및 트럭에는 렉스코프 로고가 찍혀있었다.


11. 자꾸 예수스러움을 얘기하려 하지만, 전혀 예수스럽지 않은 수퍼맨

우주선 벽을 뚫고 나온뒤의 자세도, 33살을 강조하는 대사도, 자꾸 예수스러움을 강조한다.

하지만... 전혀 예수스럽지 않다.


어쩌면 의도적인 것일지도 모르겠다.

"나이가 33살이고 양팔을 벌린다고 예수를 떠올리진 마라!"


내 나이가 서른 셋이라고 예수를 생각하지 말라능!


12. "Welcome to the Planet!" 대사는 참으로 중의적이었다.


덧1. 코믹콘에서 차기작에서 배트맨이 등장한다는 발표가 있었다. 기대가 크다. 정말 크다.


출처: http://goo.gl/q52LQJ


덧2. 사실 [수퍼맨2]에서도 그 분은 수퍼맨이 직접 살해했다.


[맨 오브 스틸]이 처음이 아니라고…


덧3. 생각해보면 [수퍼맨2]에서 얼사는 로이스 레인이 직접 살해했다. ㄷㄷㄷ


죽어라! 파오라! 아니… 얼사!



  1. 다른 편들은 나에겐 존재하지 않는 거임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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