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 만땅. 아직 감상을 하지 않은 분들은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영화 [다크 나이트 라이즈]는 전작과 마찬가지로 많은 은유같은 것들이 숨어있다.

(이하 [다크 나이트 라이즈]는 [라이즈]로 표기)


이러한 코드 중 내가 눈치챈 내용들을 정리해본다.



1. 코믹스 수퍼히어로로의 귀환


무릎 연골이 없는 브루스 웨인은 보조기구를 차는 것만으로 기둥을 부술 파괴력을 갖는다.

또한, 베인은 헛주먹질을 해도 기둥을 부술 파괴력을 갖고 있었다.


배트맨은 등에 무려 칼을 맞았음에도 멀쩡히 할 일을 한다[각주:1].


Separation of the plates makes you more vulnerable to knives and gunfire.


이런 점은 코믹스 이 영화는 기본적으로 코믹스 수퍼히어로로 돌아가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게다가, 영화의 진행과 별 관련 없는 코믹스 캐릭터인 탈리아 알 굴의 등장 역시 이러한 점을 뒷받침한다.

영화 초반에 나오는 지하에 사는 거대한 악어[각주:2] 농담 역시 같은 의미를 갖는다.


한편, 2009년에 나온 애니메이션 [슈퍼맨 배트맨: 공공의 적] 마지막 부분에선 아래와 같은 장면이 나온다.


상황이나 분위기도 꽤 비슷하고, 창의 왼쪽을 본다는 것도 같은 씬


[라이즈] 엔딩 부근의 한 장면은 이 장면을 굉장히 연상시켰다.



2. 하지만, 조금 더 현실성을 부여하기도…


전작들에서는 코믹스와는 달리, 각종 장비들을 폭스가 개발하는 듯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런데, 조금만 생각해보면 폭스 혼자 이걸 다 설계하고, 제작하고, 프로그래밍할 수는 없다.


[라이즈]의 마지막에 엔지니어 두 명을 보여주는 것은 많은 엔지니어가 개발[각주:3]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그 장면에서 나오는 배트를 보면, 베인이 왜 그건 안 훔쳤는가하는 의문도 생긴다.



3. [배트맨 비긴즈]를 노골적으로 연상시킴


[배트맨 비긴즈]에서는 라스 알굴과 싸우는 동안 텀블러를 고든이 운전하게 하고 포[각주:4]를 쏘게 한다.

[라이즈]에선 배트 포드를 셀리나 카일에게 운전하게 하고 포를 쏘게 한다.



[배트맨 비긴즈]에서는 레이첼에게 정체를 알려준다.

[라이즈]에서 고든에게 정체를 알려준다.


It's not who I am underneath, but what I do defines me


특히, 이 부분은 장면 구성마저 거의 동일하다.

"죽게 될 지도 모르는데 정체를 알려달라"(둘만 아는 대사)"브루스 웨인!"


또한, [배트맨 비긴즈]의 마지막에 벽돌 하나까지 복원하겠다는 말을 하는데, 피아노 암호까지 똑같이 복원했다.




4. 라자러스 핏의 놀란식 해석


코믹스에서 라자러스 핏은 젊음을 유지시키고, 상처를 치료해주는 기적의 샘이다. (여기 참조)


[라이즈]에 등장하는 베인의 감옥은 이 라자러스 핏을 놀란 식으로 해석한 곳이다.

즉, 수감자가 상처를 치료하고, 육체적/정신적으로 완벽해져야만 탈출할 수 있다.



5. 혁명을 부정적으로 재해석


[라이즈]에서 베인 일당은 고담 시민들의 편임을 자처하며 자신들을 혁명 세력이라 칭한다.

그리고, 자신들의 행위가 혁명이고, 봉기(Rise)라고 얘기한다.

누가 이런 권력을 줬냐는 고든의 질문에 "고담 시민이 줬다"는 뻔뻔한 개드립도 친다.


이런 점은 시민 혁명을 부정적으로 해석하고, 비꼬았다는 느낌이 든다.

게다가, 이 장면을 촬영한 곳은 다름 아닌 "Occupy Wall Street"이 진행된 월스트리트가 아닌가!


물론, 이 부분은 애초에 수퍼 히어로 장르 자체의 한계다.

진짜 시민 혁명을 돕는 배트맨(또는 수퍼 히어로)이라는 건 굉장히 어색하니까.



6. 베인과 탈리아에 대한 단서들


미란다 테이트의 정체가 탈리아라는 것이 밝혀지는 장면이 굉장히 갑툭튀하단 지적이 있다.

그런데, 영화를 다시 보니, 그렇게까지 갑툭튀하지는 않았다.


우선, 미란다 테이트가 에너지 프로젝트를 인수한 다음 씬에서 베인은 대거트를 죽이며 "계획대로야!"라고 말한다. 아예 노골적으로 미란다가 계획의 일부임을 설명한 것이다.



또, 베인과 배트맨과의 대결에서 베인은 "넌 어둠에 적응했지만[각주:5], 난 어둠에서 태어나고 자랐다."라고 말한다.

그런데, 그 감옥의 환경은 결코 어둠에서 나고 자랄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오히려 빛이 헛된 희망을 주는 곳이다.

즉, 애초에 그 감옥에서 나온 것은 베인이 아니었던 것이다.


물론, 이런 내용이 둘의 관계를 직접적으로 설명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보여주는 것 이상의 내용이 있다는 것을 추측할 수 있는 단서는 될 수 있다.


  1. 이미 [다크 나이트]에서 언젠가 칼을 맞을 수도 있다는 암시를 줬음 [본문으로]
  2. 킬러 크록을 의미함 [본문으로]
  3. 즉, 사실은 정체를 아는 사람이 훨씬 많다는 것을 의미함 [본문으로]
  4. 총이라고 부르기엔 너무 파괴력이 강하다 [본문으로]
  5. adapted, "선택했지만"으로 번역됨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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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마장군 2012.07.24 14:17 신고

    전 영화 가운데 제일 어색했던 장면은 ..
    배트맨이 베인과 싸우다 미란다가 갇힌 곳에 뛰어 들게 되었을때, 무기를(총인가.. 칼인가..) 너무 자연 스럽게 넘겨주던 장면이었습니다.(미란다와 배트맨은 처음 만나는 것임에도, 이미 알고 있는 사람처럼 "들고 있어 .. " 라며 준다는게 참 .. )
    다크나이트 초반부만 해도 짝퉁배트맨들이 싸우는 걸 두들겨 패가며 막던 배트맨이 일반 여자에게 무기까지 덥석 주다니 ..
    미란다가 탈리아로 변모하기 위한 어쩔수 없는 구성이긴 했지만, 좀 어색하더라구요 ^^;

  2. okto 2012.07.26 22:04 신고

    한번 더 봐야겠지만 아쉬움도 있고 만족감도 있는 영화였습니다.

    갠적으로 인상깊었던 부분은 베인이 압도적인 힘을 과시한 뒤 시민들에게 고담을 돌려준(?) 내용이었습니다. 독재나 공산주의에 대한 조롱같아 보이더군요. 하루아침에 고담을 쑥대밭으로 만든 베인의 힘을 본 시민들은 모두 절망했을 겁니다. 풀려난 범죄자들이 치안을 담당하고(남 일 같지 않죠-_-) 도시 밖으로 도망가지도 못하는 상태에서 시민들은 살아남기 위해 모두 범죄자가 될 것이다. 법 없이 살 수 없는 사회는 멸망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었던 걸까요. 공포앞에서는 잠시 무력한 듯 보여도 시간이 지나면서 각성하고 아무리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선함을 믿기 원하는 사람들이 있음이 8년전 조커의 실험에서 증명되었는데 베인 이놈은 아무것도 배우지 못한 것 같네요. 암튼 아직 희망이 있음을 알리는 상징으로서 불타는 배트맨 로고는 전율을 느낄 만 했습니다.
    라이즈에 아쉬움을 느낀 부분이 이 시점인 것 같아요. 앞선 두 편의 영화에 대해서는 잘 마무리된 반면, 라이즈 안에서 펼쳐내 보일 것 같았던 담론들이 충분히 형성되지 못하고 서둘러 마무리된 감이 있었어요. 물론 이것저것 다 하려면 4시간짜리는 되어야 할 작품이겠지만 그래서 3부작 마무리가 더 아쉽네요. 이 영화는 4시간짜리로 만들었어야 합니다. ('늑대와 춤을'도 4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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