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기누설이 살짝 포함되어 있으니, 주의바랍니다.



[스카이폴]을 마지막으로 감상한 지 한 주가 넘어가니 머리속에서 생각들이 정리된다.

정리된 것들을 간단히 적어본다.




1. 여전히 영화 시작 전에 United Artist 로고가 나올 것 같다.

난 아직도 콜럼비아 로고가 낯설다.


2. ma'am을 유달리 /mæm/이 아니라 /mɑːm/으로 발음한다.

이는 은근히 mom(엄마)를 연상시키기 위함인 듯.


3. 란손 요원의 죽음은 M의 냉혹한 이면을 보여주는 동시에,

실바의 자기합리화를 뒷받침하기 위한 것인 듯.


4. 이브 요원은 확실히 현장 체질이 아닌가보다.

실수로 본드를 쐈더라도, 계속해서 패트리스를 쐈어야지.


5. 오프닝에서 본드가 죽는(것처럼 보이는) 장면은 초기 영화들 전체에 대한 오마주.

- [위기일발]: 본드 가면을 쓴 스펙터 대원이 죽으면서 시작

- [썬더볼]: JB 약어를 쓰는 자끄 부바르의 장례식으로 시작

- [두번 산다]: 본드의 위장 사망으로 영화가 시작


6. 주제곡 씬은 전체적으로 본드의 무의식과 죽음을 상징한다.

스카이폴 저택은 입구의 산양 동상이 하나밖에 안 남아있는데, 여기선 둘 다 있다.

한편으론 밑에서 끌어내리는 그 손이 베스퍼의 손이란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주제곡 씬 맨 앞부분에 나오는 바닥 구덩이도 해골 모양임. ㅎㄷㄷ


7. 말로리가 M에게 준 술은 코냑인데, [골든아이] 대사가 떠올랐음

Bond: Your predecessor kept some cognac...

M: I prefer bourbon.


8. 단어 테스트에서 조국(Country)-잉글랜드(England) 라고 대답한다.

그런데, 본드는 스코틀랜드 출생.

더군다나 마지막 싸움은 스코틀랜드의 본가에서 벌임.


9. 단어 테스트하는 할아버지를 션 코너리가 연기했으면 딱이었을 것 같았다.

정말 그 장면에서 션 아저씨가 그리웠다.


10. 내셔널 갤러리에서 본드가 보는 그림은 "전함 테메레르"(The Fighting Temeraire)이다.



11. 본드와 패트리스 격투장면은 역대 007 영화의 주제곡 씬(실루엣 영상)의 오마주 느낌.

마치, "뭐 이런 걸 굳이 실루엣을 입혀… 그냥 찍어도 실루엣 나오는데…"느낌이랄까?


12. 본드가 패트리스를 떨어뜨린 건 힘이 약해졌기 때문이다.

즉, 그는 사람을 죽일 만한 기술과 힘은 있지만, 살릴 만한 힘은 없었다는 뜻이다.

타고난 킬러라는 뜻…


[골든아이]에서는 본드는 006을 살릴 힘은 있었지만 냉혹하게 떨어뜨려 죽임


13. 세버린의 보디가드(라 쓰고 감시인이라 읽음) 중 한 명은 이혁재 닮았다. ㅋ


14. 이브가 본드를 면도해주러 오는 장면에서 본드의 복장(?)은 [위기일발]과 동일하다.

샤워 타월로 하반신만 감고 손에는 발터 PPK/s를 들고 있다.

그렇다면 이브가 본드걸? 그럴 리가 없잖아!



15. 본드가 바메이드에게 "Perfect"라고 말하는 장면에서 술의 종류는 나오지 않는다.

어쩌면 [골드핑거]까지 아우르기 위해 일부러 술이름을 뺀 건지도 모른다.

([골드핑거]에서는 보드카 마티니가 아니라 그냥 마티니를 시킴)

물론 대사는 [리빙데이라이트]에서 카라가 보드카 마티니를 만드는 장면의 오마주.


16. 멜랑콜리(melancholy), 센티멘탈(sentimental) 같은 감성적 단어가 쓰이는데, 느낌이 독특했음


17. 런던에서 스코틀랜드까지는 700km가 넘는 먼 길이다.

차로 아무리 빨리 달려도 7시간은 걸린다.

실바의 세력이 그리 많지 않았던 것도 한편으론 설명이 된다.


18. 마지막 부분에 이브가 입고 있는 옷은 [살인번호]에서 그녀가 입던 옷과 상당히 비슷하다.



19. 마지막 부분 M의 방문은 옛날 M의 방문과 비슷하다. 나무 문에 가죽 커버가 달려있다.


비교적 최근작인 [언리미티드]에서 보여준 M 집무실의 문짝


첫번째 007 영화인 [살인번호]에서의 M 집무실 문짝


20. 덴치 여사가 연기한 여성 M의 충돌 문제를 해결했다.

[카지노 로얄] 리부트의 가장 애매한 부분이 M을 덴치 여사가 연기했다는 것.

실바는 86-97년 홍콩에서 근무했고, 이 때 덴치 여사가 H 지부장이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골든아이]는 95년 작품이니, (비록 배우는 같지만) 두 M은 서로 다른 캐릭터.


21. 실바의 캐릭터는 "엄마의 사랑을 확인하고픈 개망나니 큰아들" 정도인 듯.

어쩌면 그는 정말로 M을 살해할 생각이 전혀 없었던 건지도 모르겠다.


22. 본드는 총 23명을 죽인다.

- 패트리스

- 중국의 무인도(실은 일본 군함도)에서 4명

- 저택 1차 전투에서 6명

- 저택 2차 전투에서 9명

- 실바 부하 2명

- 실바


23. (알려진대로) [다크 나이트] 트릴로지를 연상시키는 부분이 많다.

실바의 캐릭터 및 그가 잡히는 과정, 문학작품을 통해 주제를 이야기하는 점 등등


24. 하지만, "Storm's coming"은 [터미네이터]에 더 가깝다.

[다크 나이트 라이즈]에서는 하늘을 보고 얘기하진 않았다.

게다가, 잠시 후 장면에서 본드는 샷건을 들고 서서 M을 호위하는데,

[터미네이터2]에서 굉장히 비슷한 장면이 나온다.


25. 덴치 여사는 [어나더데이]에서 본드가 시안 캡슐을 안 문 것을 질책했었다. ㅎㄷㄷ



  1. Belderone42 2012.11.13 12:12 신고

    숀 코너리의 출연을 고려해보기도 했다 하더라구요.
    감독이 킨케이드 역할로 생각하기도 했다던데, 관객들을 'distract'할수 있어서 기각했다고 합니다.
    http://www.ign.com/articles/2012/11/07/sean-connery-skyfall-cameo-was-discussed


    ps. 아, 그런데 SF/판타지 도서관에서 12월 1일에 007 밤샘상영회 한다고 하더군요

    • 그렇군요. 저는 킨케이드 역으로 나왔다면 굉장히 좋아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SF/판타지 도서관 일정은 알고 있습니다.
      그 때 제가 참가하면 재미있는 영상 3개를 틀기로 했습니다.
      이미 블로그에 공개한 거지만요.

  2. Favicon of http://theisle.egloos.com BlogIcon 기현 2012.11.13 14:39 신고

    8번은 만약 본드가 영국인이었으면 잉글랜드가 아니라 브리튼이라 불렀을 거 같더군요. 아마 어쩌면 가족이 죽은 스코틀랜드는 그에게 있어서 육체의 고향일 지는 몰라도, "더이상 아이가 아니"지만 그렇다고 성인이라고 보기도 뭔가 묘한, 그런 정신적인 미성숙을 주고(그렇기에 뭔가를 날려 먹을 때의 대사도 뭔가 미묘한 이 미성숙의 처분 같은 느낌도 주죠) 정신적인 안정은 절대 주지 않는 그런 곳이기에 스파이로 선정된 이후의 영국을 자신의 정신적인 고향이라 보는 거 같습니다.

  3. Favicon of http://dvdprime.donga.com/mydp/popMyDPMemo.asp?t_user_id=a1701d BlogIcon time 2012.11.16 10:30 신고

    기존 작품들에서 등장한 본드의 권총은 PPK/S가 아니라 PPK입니다.
    사실 이 부분이 스카이폴에서 제일 신경쓰이는 옥의 티더군요.(보는데 확 짜증이...50년간 본드 영화에 PPK/S가 나온적이 없었는데 이게 뭔 짓거리야! 거기다 32구경이 아니라 380ACP라니!)
    사실 오프닝곡 영상에는 정상적으로 PPK가 나오는거 보면 그냥 각본가의 사전 조사에 문제가 있었던것 같긴 하지만 말입니다.

    • Favicon of http://dvdprime.donga.com/mydp/popMyDPMemo.asp?t_user_id=a1701d BlogIcon time 2012.11.17 11:07 신고

      PPK/S는 미국의 은닉 총기 관련 법규를 피하기 위해 만들어진 모델입니다. PPK가 법에서 제한하는 최소 크기보다 살짝 작았거든요. 그래서 PPK의 슬라이드에 PP의 프레임을 끼워서 덩치를 약간 키운 거죠. 당연히 본드는 미국인이 아닌지라(....) PPK/S랑은 지금까지 전혀 인연이 없었습니다. 애초에 원작이 발간되던 당시에는 PPK/S 자체가 있지도 않았으니까요.

      http://www.tanfo.de/0_WA/PPK_1964_0009.jpg - PPK
      http://www.tanfo.de/0_WA/PPK_S_777_0009.jpg - PPK/S

      PPK/S와 PPK의 차이점은 PPK/S쪽이 그립 길이가 길고, 장탄수도 한발 더 많습니다. 또 그립 패널의 구조가 PPK는 그립 뒤를 감싸는 형태(이런 방식을 보통 Wrap around grip이라고 합니다. 발터의 다른 자동권총인 P38도 같은 방식.)인데 비해 PPK/S는 PP처럼 양쪽 측면에만 붙게 되어 있지요. 그립 패널의 디자인도 좀 다른데...이건 사진을 직접 보시면 아실 겁니다. 그립의 발터 로고 주변이 PPK는 평평하지만 PPK/S는 미끄러짐을 방지하기 위한 체커링 돌기가 파여있죠. 로고 위치도 PPK쪽이 더 위에 있구요. 그리고 PPK는 구형 모델의 경우 그립 하단에 랜야드 링(피탈방지끈 연결용 고리)이 달려있는 경우가 많지만 PPK/S는 없습니다. 스카이폴 오프닝 영상의 PPK를 보면 랜야드 링이 있지요. 지금까지 본드 영화에 등장한 PPK는 대부분 랜야드 링이 있었습니다.

      사실 따지고 보면 이번 영화에 PPK/S가 나온게 맞는지도 좀 의심스럽습니다. 다른 장면에선 클로즈업 샷이 없어서 가늠하기가 힘들고, Q가 새 총을 건내주는 부분에선 그립을 완전히 개조해놓은데다 각인도 발터 로고를 제외하면 다 지워놨더라구요. 근데 전체 비례를 보면 그냥 PPK같던데...Dr. No때도 작중 대사는 PPK였지만 정작 진짜 촬영에 쓰인 권총은 PP였거든요. (그래서 본드 영화의 PPK 최초 등장은 Dr. No가 아니라 From Russia With Love라는 사실)

      http://images1.variety.com/graphics/photos/_storypics/skyfall_tall.jpg
      http://i98.photobucket.com/albums/l255/pinder91/SkyfallPPK.jpg
      인터넷 뒤지다가 사진을 발견했는데 이걸 봐선 최소한 실바 탈출 이후에 사용한 권총은 확실히 PPK/S가 아니라 PPK입니다. 그렇다면 영화 내에서 등장한 발터 권총들이 전부 PPK일 가능성이 높지요.

    • 우와우!!! 고맙습니다.

      잘 읽고 공부하겠습니다!!

    • 그렇군요! 맞습니다!
      한번도 PPK/s가 나온 적 없습니다.

      굳이 제작진을 대신해 변명 논리를 찾아보니 오프닝에선 과거의 기억을 상징하니 계속 써오던 PPK가 나오고, 본편에서는 PPK 대신 PPK/s를 지급한다는 해석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PPK와 PPK/s는 외형적으로 어떻게 구분하나요?
      PPK를 미국에서 판매하기 위한 어떤 조건을 만족하지 못하는 걸 보완하기 위한 게 PPK/s라는 건 알고 있는데, 뭐가 다른지 모르겠습니다.

      (내용을 수정했더니 뒤로 밀어버리는 티스토리… 이거 뭐냐능!)

  4. 닥터드레 2012.11.27 13:53 신고

    태클은 아니지만...맘 발음...ma'am이 영국식으로 하면 맘에 가깝지 않나요?
    미국식은 맴이고.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