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겐 만족스럽지 않은 영화 〈수퍼맨〉
최근에 공개된 영화 〈수퍼맨〉은 오랜만에 제목에 〈수퍼맨〉이 제대로 들어간 영화다.
물론 〈배트맨 대 수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이라는 영화가 있었지만… 이건 좀 괴랄하니 빼고…
사실상 〈수퍼맨 리턴즈〉 이후 19년만에 제대로 된 제목을 가진 수퍼맨 영화가 나온 것이다.
이번 수퍼맨 영화는 사실상 수퍼맨이 나약하게(?) 나오는 최초의 영화다.
심지어 육체적으로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나약하다.
싸움을 끝내고 나서 “나 졸라 힘들어, 징징” 하는 수퍼맨이라니!!!
난 놀고 있는 게 아니야… 힘들어… 징징징
인성이 선하다는 점만 제외하면 기존 수퍼맨들과 달라도 너무 다르다.
지금까지 나온 수퍼맨 영화 중에서 이런 접근 방향은 처음이라 봐도 무방할 지경이다.
이 접근 방향을 신선하다고 보는 시각도 있지만, 덕분에 이 영화의 주인공은 수퍼맨이 아니다.
그렇다고 댕댕이 크립토가 주인공이냐면 그것도 역시 아니다.
어떻게 그려지든 나는 수퍼맨이 주인공인 영화를 보고 싶은데, 그런 영화 자체가 아닌 것이다.
이 영화는 너무나 흔한 제임스 건 식 팀업 영화이다.
혹자는 인간 4 + 동물 1 조합의 흔한 제임스 건 공식이란 얘기까지 할 정도이다.
또한, 이 영화에서 수퍼맨은 모든 사람이 영웅으로 우러러보는 그런 존재도 아니다.
대체로는 영웅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가 동영상 하나 공개되니까 개나 소나 까는 그런 존재다.
이런 장면들은 감독의 의도는 알겠는데, 그렇더라도 비웃음이 날 지경이었다.
장난하는 것도 아니고 원…
지구 최강인데, 인간을 지배하러 보냈다는 걸 알게 되자마자 뒤통수에 깡통을 던져? 감히?
이 영화에서는 폰트의 사용이나 음악이 클래식 시절을 대놓고 오마주하고 있다.
〈수퍼맨 더 무비〉부터 사용된 바로 그 폰트 스타일
폰트도 폰트지만, 음악의 경우 아예 이 영화만을 위한 별도의 테마곡을 만들지도 않았다.
물론, 이 점은 사실상 영화에서 수퍼맨을 주인공으로 다루지 않는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런데, 막상 수퍼맨을 보면 가슴의 로고도 클래식과 다르고, 능력치는 너무나 디버프 되어있어 괴랄하기까지 하다.
고독의 요새 역시 분명히 클래식의 그것의 오마주인데, 뭔가 경박한 느낌이다.
크기가 저렇게 큰 요새라면 좀 천천히 움직여야 되지 않나?
이 영화는 분명히 재미있는 영화다.
하지만, 나에겐 만족스럽지 않았다.
나는 수퍼맨이 주인공인 영화를 보고 싶었는데, 이 영화에서 수퍼맨은 주인공이 아니다.
아니, 이 영화에서는 아무도 주인공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