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age 요코야마 미츠테루의 걸작 코믹스 《바벨2세》 오프닝

공동번역 개정판 성경
창세기 11:1
바벨탑 이야기

1 온 세상이 한 가지 말을 쓰고 있었다. 물론 낱말도 같았다.
2 사람들은 동쪽에서 옮아 오다가 시날 지방 한 들판에 이르러 거기 자리를 잡고는
3 의논하였다. “어서 벽돌을 빚어 불에 단단히 구워내자.” 이리하여 사람들은 돌 대신에 벽돌을 쓰고, 흙 대신에 역청을 쓰게 되었다.
4 또 사람들은 의논하였다. “어서 도시를 세우고 그 가운데 꼭대기가 하늘에 닿게 탑을 쌓아 우리 이름을 날려 사방으로 흩어지지 않도록 하자.”
5 야훼께서 땅에 내려오시어 사람들이 이렇게 세운 도시와 탑을 보시고
6 생각하셨다. “사람들이 한 종족이라 말이 같아서 안 되겠구나. 이것은 사람들이 하려는 일의 시작에 지나지 않겠지. 앞으로 하려고만 하면 못할 일이 없겠구나.
7 당장 땅에 내려가서 사람들이 쓰는 말을 뒤섞어놓아 서로 알아듣지 못하게 해야겠다.”
8 야훼께서는 사람들을 거기에서 온 땅으로 흩으셨다. 그리하여 사람들은 도시를 세우던 일을 그만두었다.
9 야훼께서 온 세상의 말을 거기에서 뒤섞어놓아 사람들을 온 땅에 흩으셨다고 해서 그 도시의 이름을 바벨이라고 불렀다.

아마도 모르는 사람이 없을 바벨탑 이야기는 성경 창세기 11장 1절에서 시작되었다.

물론, 사람들이 단 하나의 언어만 사용했다는 것부터 애초에 믿을 건덕지가 없는 이야기이고…
탑을 파괴하면서 갑자기 언어가 분리되었다는 것도 설득력이 전혀 없는 이야기다.

어쨌거나, 이 이야기의 모티브가 되는 탑이 무엇이었는지는 학자들의 관심사였다.
그러다가 1899년 독일의 고고학자였던 로베르트 콜데바이가 바빌론 북부의 왕궁터에 이어 에테멘앙키(바벨탑)의 터로 추정되는 곳을 발견했다.

재미있는 건 성경이 쓰여지기 전부터 이미 이 탑에 대한 기록이 있었다는 것이다.
그 유명한 역사의 아버지 헤로도토스는 바빌론 지역을 탐방한 뒤 바벨탑에 대한 기록을 남겼다.
이 기록에 따르면 탑의 높이가 90 미터라고 했다.

헤로도토스의 기록을 포함한 여러 기록들과 당시 상황을 종합해볼 때 이 흔적이 바벨탑의 것이라는 것에 큰 이견이 없다.
탑의 크기 역시 기록과 큰 차이가 없다.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바벨탑의 실제 위치를 다룬 EBS 다큐멘터리를 소개한다.

이 다큐멘터리에 따르면 실제 바벨탑의 모양과 크기는 다음과 같다.

image 최첨단 컴퓨터가 바벨2세를 지켜주던 바로 그 탑

이 위치는 구글 어스에서 손쉽게 찾을 수 있다.
검색어로 “에테멘앙키”를 입력하면 바벨탑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주변에는 바빌론의 공중 정원 터도 함께 확인할 수 있다.

구글 어스로 볼 수 있는 대략의 위치는 아래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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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더 들어가보면 아래와 같은 모습을 볼 수 있다.
왼쪽에 흐르는 강이 유프라테스 강이다.
오른쪽에 보이는 사각형이 바로 에테멘앙키(바벨탑)의 터로 추정되는 곳이다.

image 왼쪽의 강이 학교에서 배운 유프라테스 강


이 탑이 바벨탑이 맞다면 성경은 여러모로 열등감이 담긴 소설이 되어버린다.

  1. 이 탑의 최종형태로 완공한 왕은 네부카드네자르 2세로, 바로 성경에 나오는 느부갓네살이다.
    바빌론 유수의 원흉이 되는, 성경의 주요 빌런으로 등장하는 인물인데, 정작 바벨탑 얘기에선 언급하지 않는다.
  2. 바벨탑은 뜬금 없이 창세기에 등장시켜 뭔가 근본적인 악 또는 신에게 도전하다 망하는 이미지로 변질시켰다.
  3. 언어가 분리되었다는 얘기도 그냥 소설이고, 바빌론으로 끌려가서 보니 많은 언어가 사용되고 있었다는 얘기.
    어쩌면 바빌론으로 끌려간 뒤 유대인들이 다양한 언어로 갈라졌다는 자조적인 얘기일 수도 있고.
  4. 바벨탑은 신의 분노… 같은 건 모르겠고, 페르시아의 침공으로 완전히 파괴됨

뭐, 삼국지도 《삼국지》와 《삼국지연의》의 내용이 다르듯이 성경도 그냥 소설이라고 생각하는 게 합리적이라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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