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7 Thunderball꞉ 시대를 넘어선 액션/어드벤처의 걸작 (소설 vs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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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ve directed the first, the best and the biggest James Bond movies
- Terence Young
007 영화 중에서 최대의 수익을 올린 작품은 〈카지노 로얄〉(5억 9400만 달러)이다. (이 글의 작성 시점은 2008년임)
하지만, 물가상승률을 고려하면 얘기가 다르다. 바로 〈썬더볼〉이다.
이 작품은 비단 수익 면에서 뿐만 아니라 여러 면에서 상징적인 면이 많은 영화이다.
그러한 점들을 한 번 나열해본다.
1. 007의 클리셰를 확립한 테렌스 영의 마지막 007 영화
이 작품은 이언 플레밍과 더불어 또 한 명의 제임스 본드의 아버지인 테렌스 영 감독의 마지막 007 영화이다.
제임스 본드의 냉소적인 농담, 모자를 던져서 거는 습관 등과 같은 클리셰는 (소설이 아닌) 테렌스 영 감독이 만든 것이다.
이후의 007 영화들은 테렌스 영 감독이 확립한 클리셰들을 반복해서 사용한다.
2. 마지막으로 아카데미상(특수효과상)을 수상한 007 영화
이 영화는 1965년에(무려 43년 전에) 나온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사용된 툭수효과들은 그닥 어색하거나 촌스럽지 않다.
수중촬영 장면은 화려하기 서울역에 그지없고, 폭격기가 바다에 침몰하는 장면은 (약간 장난감의 티가 나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자연스러운 느낌을 준다.
순수한 아날로그로 이런 장면을 촬영할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대단하다.
(이 영화는 〈스타워즈〉가 영화세상을 뒤집기 12년 전에 나왔다!)
3. 처음부터 영화화를 염두에 두고 집필된 원작
이 작품은 처음부터 영화화를 목적으로 집필되었다.
그것도 첫 영화로 고려되었는데, 만약 그랬다면 오히려 시리즈 전체가 침몰했을 가능성이 높다.
왜냐하면, 이 작품은 처음부터 블럭버스터 급으로 기획되었기 때문이다.
〈썬더볼〉에 투입된 자금은 1000만 달러였다.
물론, 이전 작품들의 엄청난 수익이 있었기 때문에 이러한 대규모 투자가 가능했던 것이다.
하지만, 첫 작품인 〈살인번호〉는 100만 달러로 만들어진 저예산 영화였다.
만약 100만 달러로 〈썬더볼〉을 만들었다면 그만큼 높은 완성도의 작품을 만들 수는 없었을 것이다.
4. 판권이 EON에 없는 또 하나의 007 영화
〈카지노 로얄〉과 더불에 이 작품의 판권은 EON 프로덕션에 없었다.
(〈카지노 로얄〉은 1999년에야 EON의 손으로 들어감)
이 작품은 처음부터 영화화를 목적으로 집필되었지만, 이언 플레밍이 단독 집필한 작품이 아니라 케빈 맥클로리, 잭 휘팅햄과 공동집필하였고, 결국 이 작품의 판권(에다가 블로펠드, 스펙터의 판권까지…)을 복잡한 소송 끝에 케빈 맥클로리가 갖게 된 것이다.
(이후 리메이크 작품인 〈네버 세이 네버 어게인〉까지 나오게 되는 파란만장한 작품이기도 함)
게다가, 이 작품은 그 소송으로 인해 플레밍의 건강을 심각하게 악화시켰던 (그리고 아마도 그의 사망을 앞당기게 했던) 작품이기도 하다.
5. 00 요원이 가장 많이 등장하는 007 영화
지각대장 007
이 영화에서는 00요원 9명이 몽땅 등장하는 장면을 보여준다.
다른 007 영화들에서는 한두명만 등장하거나 이름만 언급되는데 비해서 〈썬더볼〉에서는 9명의 요원이 모습을 보인다.
뭐, 그런다고 얼굴과 이름을 일일이 불러주지는 않고 뒷모습만 보이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 이 부분은 사실 소설과 다소 차이가 있다. 이언 플레밍의 원작 소설들에서는 00요원은 002, 007, 008, 0011만 언급되었는데 영화에서는 〈썬더볼〉에서 9명을 보여줌으로써 001~009가 있다는 인상을 강하게 풍기게 된다.
6. 제임스 본드의 탁월한 능력을 가장 많이 보여준 007 영화
〈썬더볼〉에서는 제임스 본드의 능력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들이 많이 등장한다.
이 장면들이 삽입됨으로서 수퍼 스파이 제임스 본드의 능력이 현실적으로 와닿게 된다.
a. 부바르 대령의 미망인이 가짜라는 것을 한 눈에 알아챔
이 장면을 보면서 미망인이 가짜라는 것을 확신한다
b. (누군지 모른 상태로) 더발 소령의 시체를 본 뒤에 사진을 보면서 한 눈에 그를 알아봄
c. 수중에서 수류탄이 터졌지만 견딤
d. 샷건을 쏘면서 가늠자를 눈으로 보지 않고 감각으로 쏘아 명중시킴
이딴걸 쏘면서 굳이 가늠자를 볼 필요까진 없음!
e. 암살자가 숨어서 자신을 쏘기 직전에 몸을 돌려 팜므 파탈을 죽이게 만듦
7. 블럭버스터로 완전히 돌아서서 이후의 시리즈를 나락에 빠뜨린 단초가 된 007 영화
〈골드핑거〉와 〈썬더볼〉은 스파이 스릴러가 아닌 블럭버스터 액션 어드벤처로서의 역할 즉, 관객에게 스릴감보다는 눈요기거리를 제공하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하지만, 〈썬더볼〉을 통해 블럭버스터에 맛을 들인 제작진은 다음 작품인 〈두번산다〉를 원작을 완전하게 무시하고 블럭버스터로 기획하여 최대의 졸작 중 하나를 만들게되고, 이후에 이 실수를 반성하지 않고 〈문레이커〉라는 괴작을 또 만들게 되는 등, 시리즈의 정체성을 상실하게 만드는 단초를 제공하게 되는 작품이기도 하다.
원작자체가 영화화를 목적으로 만들어졌고, 상당히 충실하게 영화화되었지만, 그래도 약간의 차이는 있다.
소설과 영화 〈썬더볼〉의 차이는 아래와 같다.
영화 〈썬더볼〉에 대해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들은 아래와 같다.
(앞의 세 편에서는 자신의 옷을 직접 갖고 와서 촬영했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