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드풀과 울버린〉꞉ 폭스 시절에 대한 헌정작 (스포일러 주의)
주의! 스포일러가 포함된 글입니다
드디어 영혼의 듀오, 데드풀과 울버린이 만났다.
〈데드풀〉(2016)때부터 둘의 듀오를 외쳤으니 무려 8년 만에 이루어진 만남이다.
‘풀버린’과 발음이 비슷한 그 사람의 마스크
〈데드풀〉 영화가 언제나 그렇듯, 이 영화는 힐링 팩터의 두 주인공이 피 튀기는 액션을 보여주는 막장 코미디 영화다.
두 주인공을 중심으로 하는 많은 등장인물들은 미칠 듯한 액션과 유머를 선보인다.
이전의 두 작품보다 액션은 더 화려해졌으며, 폭력의 수위도 올라갔다.
디즈니 소속이 되면서 팬들이 우려했던 점을 완전히 씻어내겠다는 의지가 느껴진다.
심지어 바네사와의 로맨스를 살짝 뒤로 미루면서까지 성인 등급의 액션을 특히 강조했다.
여전히 바네사는 사랑하는 거 같은데…
두 주연 캐릭터들은 때로는 서로 싸우면서, 때로는 협심하면서 무자비한 액션을 보여준다.
버디 무비의 정석 구조를 따라감
그런데, 이 영화는 과연 예고편에서 얘기한 것처럼 마블의 구세주가 될 것인가…?
I am Marvel Jesus
데드풀은 마블의 구세주가 되기 힘든 포지션이다.
20세기 폭스를 합병하면서 외부에서 들어온 캐릭터에게 그런 포지션을 줄 수 없을 것이다.
그 대사는 데드풀의 드립으로 보는 것이 타당했고, 영화에서 보여준 모습도 그러했다.
심지어 그 말 많은 멀티버스 역시 너무나 마블스럽게 갖다 썼다.
드라마 〈로키〉를 보지 않으면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TVA와 보이드의 설정을 적용한 것이다.
오히려 이 영화에서 집중하는 것은 (액션 외에도) 폭스 시절의 캐릭터들에 대한 헌정이다.
무너진 20세기 폭스라니!!
영화에서 데드풀을 맡았던 배우는 라이언 레이놀즈 한 명이다.
울버린 역시 휴 잭맨 한 명이며, 훌륭한 은퇴까지 보여줬다.
하지만, 다른 캐릭터들은 이런 행운을 누리지 못했다.
때가 되면 배우가 바뀌고, 때가 되면 리부트 되는 것이다.
이 정점(?)인 〈판타스틱 4〉는 대체 어떤 상황인지 아는 사람도 별로 없을 정도다.
MCU에서 제작이 확정된 〈블레이드〉는 예전의 그 〈블레이드〉와 어떤 관계인지를 사람들이 잘 모른다.
영화 제작 과정에서 어쩔 수 없는 현실이지만, 결국 폭스 소속 캐릭터들은 어영부영 은퇴를 강요받은 것이다.
영화 〈데드풀과 울버린〉은 이렇게 흘러가버린 폭스 소속 캐릭터들에 대한 헌정을 제대로 보여준다.
이 점을 느낄 수 있는 또 하나는 음악이다.
기존 〈엑스멘〉 시리즈의 음악을 편곡한 음악이 꽤 사용되었다.
마침내 늙은 폴 러드 앞에 있는 많은 폭스 소속 캐릭터들
마블이 〈엔드게임〉 이후 심각하게 망가진 점 중 하나는 무의미한 PC의 주입이었다.
흑인 여자 도둑이 토니 스타크의 설계도를 훔쳐서 뭔가를 만들어놓고는 “난 천재니까 가능하다” 따위나 심으려는 게 MCU의 수준이었다.
우주에서 가장 힘이 센 캐릭터라면서 온 우주에 해악만 끼치고 다니는 캡틴 마블도 그렇고.
여성 빌런의 바람직한 능력 발휘
이 영화에선 그런 멍청한 여자를 등장시키지 않는다.
오히려 여성 빌런은 굉장히 파워풀하고 무자비하다.
정말 재미있게 두 시간을 보낼 수 있었던 즐거움을 주는 영화였다.
덧1. 알려있듯이, 이 영화에서 울버린은 최초로 노란 쫄쫄이를 입었다.
노란 쫄쫄이에 3개의 클로
이건 무려 〈엑스멘〉 1편에서부터 입고 싶었으나 입지 못했던 것이다.
노란 스판덱스라도 입고 싶어?
덧2. 데드풀 답게 수많은 패러디와 말장난이 있는데, 다른 세계관의 퓨리오사까지 나올 줄이야…
퓨리…오사?
덧3. 제대로 작별했음에도 또 등장한 캐릭터들도 있었다. 레이디 데스스트라이크, 아자젤 등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