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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총평

영화 〈트론: 아레스〉는 전작 〈트론: 새로운 시작〉 이후의 세계를 다루는 영화다.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이 영화는 게임 내의 세상과 현실 세계의 충돌을 다룬다.

소재 때문에라도 이 시리즈에서는 어쩔 수 없는 점이지만, 이야기의 흐름은 전작들과 사실상 동일하다.
마지막 부분에 현실세계에서도 싸운다는 점이 약간 더 추가된 내용이긴 하지만…

영화는 컴퓨터 세계를 더욱 네온사인으로 가득찬 디지털 세계를 화려하게 구현했다.
음악 역시 《NIN》이 《Daft Punk》의 음악을 잘 이어받았다.
전편보다 영상이나 음악이 조금 부드러워졌는데, 전편이 조금 과했다고 느꼈던 입장에서 오히려 좋았다.

줄거리나 전개보다 감각적인 볼거리에 집중한 영화로서 시청각적으로 만족스러웠다.

image 이런 느낌이 너무나 반가웠어요

게다가, 원작 〈트론〉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클래식한 장면들을 꽤 볼 수 있어서 올드 팬으로서 즐거웠다.

디즈니야. AI가 이게 맞아?

이 영화에서 다루는 AI는 2025년 현재 우리가 기대하는 AGI의 수준이다.

아니, 영화에서 빌런에 해당하는 줄리안 딜린저가 부당하고 비윤리적인 명령을 내리자 갈등하는 모습까지 보인다.
이건 숫제 AGI에 대한 AI 테크 기업의 홍보영상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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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블레이드 러너〉, 〈터미네이터〉 시리즈, 〈A.I.〉등에서도 이미 다뤘던 방식이긴 하다.
하지만, AGI 개발이 가까워졌다고 얘기되는 이 시점에 이런 낙관적이기만 한 AI 얘기가 맞나 모르겠다.

이거 너무나 디즈니 표 동화 이야기 아니냐고…

디즈니야. 또 PC야?

전작 〈트론: 새로운 시작〉에서는 케빈 플린의 아들인 샘 플린이 주인공이었다.
또한, 원작에서의 빌런에 해당하는 에드워드 딜린저의 아들도 등장해서 속편에 대한 떡밥도 깔아뒀었다.

그런데, 뜬금 없이 백인 남성 샘 플린은 수긍할 수 없는 이유로 퇴장하고 다른 경영진이 경영을 맡고 있다.
경영진은 디즈니 표 PC에 부합하게도 백인 남성을 제외한 다인종으로 구성해두었다.
아시안 CEO(국적이 언급되지 않는 한국계…)는 백인 남성놈들과는 달리 환경, 식량난, 암치료 까지도 모두 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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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와중에 딜린저 시스템의 CEO인 줄리안은 돈에 눈이 멀어 모친마저도 죽게 만든다.
모친인 엘리자베스 딜린저는 회사의 수익과 회사의 영속성을 모두 추구했던 여성이니까 희생돼야 한다.
이 와중에 왜 전편에 등장했던 에드 딜린저의 아들이 갑자기 사라졌는지는 알 수 없다.

백인 남성 줄리안 딜린저는 천재성도 도덕성도 아시안에게 뒤떨어진다는 디즈니 표 PC는 그저 불편하기만 하다.
〈인어공주〉 등에서 흑인 주인공은 욕만 처먹었으니까 이제 아시안을 끌어들이려는 수작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아시안 CEO는 초반에 어딘가에 은둔해서 작업하는 장면에서 전기를 당당하게 훔쳐 쓰는 얘기가 나온다.
이거 사실상 《아이언 하트》가 토니 스타크의 도면을 당당하게 훔쳐 쓰는 내용의 오마주 아니냐?

돈즈니의 PC은 언제나 이런 식으로 유색인종의 도둑질에 대한 하해와 같은 너그러움을 버릴 생각이 없다.
더.러.워.

근데, 그 “영속성 코드”는 뭐야?

PC질 과정에서 변질된 부분 중 하나가 전편의 히로인 《쿠오라》가 나오지 않는다는 점이다.
정상적인 속편이었으면 반드시 이번 영화에서 중요하게 등장했어야 할 캐릭터인데 말이다.
그런데, 쿠오라는 좀 더 심각한 문제와 연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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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 〈트론: 새로운 시작〉의 엔딩 장면에서 쿠오라는 현실 세계로 나오게 된다.
이 과정을 케빈 플린은 똑똑히 봤고.

〈트론: 아레스〉는 영화 기준으로 전작에서 15년이 지난 세상이다.
영화 내에선 언급되지 않지만, 엘리자베스 딜린저를 고려하면 비슷한 시간이 흘렀다고 봐야 한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는 “영속성 코드”가 없어서 29분 밖에 생존할 수 없다는 제한이 생겼다.
그리고 케빈 플린은 그 “영속성 코드”를 한 번밖에 쓸 수 없다는 식의 얘기를 한다.
설정상 그건 코드니까 그냥 복제하면 되는 거잖아…

심지어 쿠오라는 그런 거 없이 현실 세계에서 잘 사는 느낌이었는데?
그게 아니라면, 혹시 쿠오라는 29분밖에 못 사는 거였고, 케빈은 일부러 쿠오라를 죽으라고 보냈던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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