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년 만에 다시 읽는 팩맨 개발자 인터뷰
팩맨을 아십니까?
팩맨(PAC-MAN)은 2015년에 개봉되었던 영화 〈픽셀〉에서 무려 빌런 역도 맡았던 전설의 게임 캐릭터이다.
이 게임은 1980년에 첫선을 보인 뒤 전 세계적인 신드롬을 일으켰고, 수많은 기종으로 이식되었다.
아타리 2600의 뼈아픈 실패도 있었지만, 무려 최근 애플 비전 프로까지도 이식되어 오고 있다.
게임 《둠》 이전부터 이미 새로운 HW가 나올 때마다 이식되는 이식형 게임의 시조새 같은 게임인 것이다.
내가 처음 접한 팩맨은 MSX용 팩맨이었다.
전설의 그 게임을 집에서 즐길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즐겁고 행복한 시절이었다.
namcot은 오타가 아님
저 때의 남코는 가정용 사업 브랜드를 namco가 아닌 namcot으로 별도로 출시했었다.
그래서 지금 보면 특이한, 오타같은 느낌의 브랜드 이름을 볼 수 있다.
게임성은 물론 훌륭했지만, 뜯어보면 역시 MSX의 스프라이트 한계는 어쩔 수 없기도 했다.
유령들의 선명한 단색이 눈에 너무 들어온다…

1988년의 인터뷰
독학으로만 관련 기술을 공부한 그가 4명의 동료들과 함께 완성한 작품이 다름 아닌 팩맨이었다.
기획자였던 이와타니 토루를 필록으로 프로그래머 한 명, 하드웨어 엔지니어 한 명, 그리고 음악과 그래픽을 담당한 이들까지 단 5명이서 역사적인 대작을 만들어 낸 것이다.
그야말로 낭만의 시대에만 가능했던 일일 것이다.
'만났읍니다'의 압박
유령 4마리는 서로 다른 캐릭터를 갖고 각기 다르게 움직인다.
이 4마리의 상이한 캐릭터야말로 게임성을 풍부하게 만든 요소이다.
무작위로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빨간색(블링키)은 팩맨을 직진 추격하고, 분홍색(핑키)은 팩맨의 이동 방향 앞길을 가로막는 등 정교한 추적 알고리즘이 숨어 있다.
프로세싱 파워가 부족한 시대에 최소한의 개념과 제한된 자원만으로 이 정도의 지능을 구현해낸 점은 지금 봐도 경이롭다.

인터뷰 말미에 향후의 게임 판도를 예측한 내용은 너무나 현재의 게임 환경을 정확히 보고 있었다.
물론, 게임 업계의 상층부에 있던 분이니 더 많은 정보가 있었겠지만, 인터넷이라는 개념조차 대중화되지 않았던 1980년대에 모르는 적들과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협동 플레이를 펼치는 미래를 내다봤다는 것은 대단한 통찰력이다.
1980년대에 복수의 선수가 네트워크로 연결되어서 모르는 적을 무찔러야 한다고 했다고요?
지금 우리가 일상적으로 즐기는 온라인 멀티플레이 게임의 본질을 이미 38년 전에 완벽하게 꿰뚫어 보고 있었던 셈이다.
천재적인 개발자의 시선은 언제나 시대를 앞서가는 법이다.
현재의 팩맨은?
지금 이 전설의 게임을 즐겨보는 건 결코 어렵지 않다.
몇 해 전에 구글은 팩맨 출시 30주년을 기념하여 메인 화면에서 곧바로 플레이할 수 있는 구글 팩맨 플레이어블 두들(Doodle) 이벤트를 선보였다.
이 페이지는 지금도 여전히 열려 있다.
file-hunter에서는 MSX 에뮬레이터 환경에서 동작하는 팩맨을 온라인으로 즐길 수도 있다.
깃허브 pacman-javafx에서는 2D와 3D를 수시로 바꿔 즐길 수 있는 팩맨을 공개하기도 했다.
마법의 단축키 Alt+3
맺으며
피자 한 판에서 영감을 얻은 작은 노란색 캐릭터는 전 세계 오락실을 지배하고, 8비트 컴퓨터의 추억을 지나 이제는 VR과 AR 기기 속에서까지 살아 숨 쉬고 있다.
38년 전 빛바랜 잡지 기사 속에서 미래의 네트워크 게임을 예견하던 개발자의 혜안을 보며, 팩맨이 왜 단순한 고전 게임을 넘어 인류 게임 역사의 지표가 되었는지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가끔은 화려한 그래픽의 최신 대작 게임들 내려놓고, 경쾌한 8비트 사운드와 함께 미로 속을 뻐끔뻐끔 누비던 그 시절의 순수한 즐거움으로 돌아가 보고 싶다.
